교복치마를 말아 쥔 그녀.

미니스커트입는 언니들에게

지난 금요일의 일이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번쩍 뇌리에 떠오른다. 퇴근 길, 지하철을 내려서 터벅터벅 계단을 오를 때 였다.
앞서 걷던 고등학생, 로드런너처럼 바싹 마른 다리를 가진 여학생이 가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교복치마 뒷단을 잡는다.
그리고는, 그림처럼 치마끝을 잡고는 계단을 오른다.





도대체 어인 영문인지 얼떨떨. 생각해보니 이런 말이다.
"속옷이 보일까봐 조심해서 올라가야겠는데, 만사 귀찮고 피곤하니 나 편하게 올라가련다."
그러고보니 치마단을 꽤 줄인 교복이다. 껄렁껄렁해 보이는 분위기와 깡충한 키와, 팔자걸음이 왠지 웃기면서도 씁쓸했다.

첫번째 계단이 끝나자, 여학생은 교복을 놓는다.
이윽고 두번째 계단,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고개를 팍 숙일 수 밖에.

난 정말 치마속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단다. 얘야.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이번에는 치마를 잡지 않았다.

왠지 내가 지나가는 여학생 치마속 훔쳐보게 생기진 않은 것 같아 조금 기뻤다.
그런데 고개는 차마 들 수가 없었다.

by 분도 | 2009/04/13 13:44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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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토우 at 2009/04/13 16:34
...지금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한번 일어서서 잡아보았습니다.... 악 웃겨요!! 어떻게 이러고 갈 생각을 한걸까요. ;ㅂ;
Commented by 분도 at 2009/04/13 16:52
뒷따라가는 아주머니 몇분이 살짝 웃었지요.
Commented by 朴思泫 at 2009/04/13 17:56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에 치마입은 여성분 계시면 캐난감................

저야 가방에서 즉시 책을 꺼내들고 봅니다.....
Commented by 분도 at 2009/04/13 18:44
이제 날이 따뜻해졌으니, 책 볼 일이 느셨군요.
Commented by Danhauser at 2009/04/13 18:15
전 당당하게(?!) 다 올라갈때까지 핸드폰만을 보고 있죠..

그것도 핸드폰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요....,,(도촬하는게 아니라는 표시!)
Commented by 분도 at 2009/04/13 18:45
핸드폰 꺼낼 때도 요령이 필요하죠.
Commented by Timmy at 2009/04/13 18:29
치마속.... 사실 별거 아닌데...
그래도... 궁금한건 사실이죠...........ㅋ
(저 변태아닙니다... 걍 그렇다는 거죠.....ㅎㅎㅎ)
Commented by 분도 at 2009/04/13 18:47
궁금하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죠.
Commented by 라세엄마 at 2009/04/13 18:37
여고생이야 뭐 피곤하면 뭐든 하게 되는 법이잖아요 'ㅅ'... 저건 저도 좀 무섭다만.
저라면 저럴바에야 운동팬티던 속바지던 입어버리겠지만
Commented by 분도 at 2009/04/13 18:48
첨엔 좀 무서웠지만 씩씩한 알파걸이 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arukasa at 2009/04/13 18:54
지하철에서 계단올라갈때 파일백같은걸로 뒤를 가리던 언니들은 많이 봤는데 저건 좀...용자네요OTL 요새 애들 교복도 짧던데 잡아서 앞으로 뺄만한 길이가 나오는군요; ...짧으면 짧은대로 길면 긴대로 추한 패션(?)인데 말입니다'ㅂ'............
Commented by 분도 at 2009/04/14 10:34
용감한 소녀였습니다. 일말의 주저도 없었어요.
Commented by Luyoha at 2009/04/13 20:30
오 맙소사 그림이야 길게 뺐지만 실제로 줄인 치마를 저렇게 가랑이 사이로 잡았다면...
생각만 해도 웃음대폭발이네요 으허허허허 ㅠㅠㅠㅜㅜㅠㅠㅠㅜ
Commented by 분도 at 2009/04/14 10:32
아. 맞습니다. 가랑이 사이로 잡은 모습이 너무 괴하여 살짝 가공을 했습니다.
Commented by 로렐라이 at 2009/04/13 20:59
전 어젠가 지하철 계단을 올라가는데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의 짧은 스커트 뒷단을 꽉 잡고 올라가는 걸 봤어요. 왠지 민망하더라구요. 여자친구 치마 속 보여주기 싫은 맘은 이해가 가지만서도...
Commented by 분도 at 2009/04/14 10:35
헉. 여자친구 뒤로 따라 올라가는 걸로도 충분한 것 같은 데, 과잉 친절이군요.
Commented by \'ㅁ\' at 2009/04/13 21:03
아.. 웃기긴 한데 귀엽네요 ㅎㅎ 그 나이대에만 가능한 것 같아요. 저도 고등학교 때는 교복 치마 밑에 촌스런 학교 체육복 껴 입고 돌아다닌다거나, 아니면 그냥 교복 입고 자전거 잘 타고 다녔어요;;ㅋㅋㅋㅋㅋ
Commented by 분도 at 2009/04/14 10:36
귀엽더라구요. 역시 그 나이니까 귀여웠겠죠.
Commented by alice at 2009/04/16 05:04
학교에서 저러지않아주는 -_-애들이 너무미워요..
/ㅅ/같은여자지만 속옷색깔이 뭔지알겠다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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