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상념.

천상천하 유야독존? (天上天下 有野獨尊?)

사람을 들었다 놨다하는 글 실력을 가진 산하님의 블로그와 그 댓글들을 읽다 생각에 잠긴다.
평소에 산하님 글들을 좋아하는 것 만큼 상념에 빠질 수 밖에.

이의제기한 대로 범야권 단일후보라는 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야3당 단일후보 정도로 고쳐야 옳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입장이 비치는 부분들은 공감하기 어렵다.
한총리의 정견이 아닌, 토론 실력에 대한 부분들은 더욱 그렇다.

거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본다.
진보신당에 대한 까칠한 시선을 적는 글이 되겠다.

한명숙을 지지하지만, 범야권 단일후보라는 말이 거슬렸던 것에 이유를 떠올려 본다.
노회찬-심상정이 수도권 유일한 진보후보라는 말에 어이가 없었던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얼마나 오만한가.

유시민,한명숙이 진보신당의 입장에선 진보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일화 과정에서 민노당과 정책연대하고, 당연히 민노당의 정책도 시정에 포함하게 될 터인데,
그 모두를 진보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도 황당하다.
진보 기득권이라는 표현, 그리 탐탁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에는 공감할 수 밖에 없다.

범야권 단일후보와 유일 진보후보라는 말 각각에는 헤게모니 다툼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지율을 기반으로 진보신당의 지지율이 낮다고 제외해버린 것은 폭력적이다.
진보라는 말을 독점하고 싶은 오만도 폭력이다.

나는 그 두 지점 사이 서 있는 의견들이 보고 싶다. 
그러나, 
후보들의 의견보다 지지자들의 의견은 훨씬 예리한 각이 서 있다.
진보신당 지지율 3%라 무시하느냐는 댓글은 어이가 없다. 
5월18일자 리얼미터 조사에서 진보신당 지지율은 1.0%다. 신뢰수준 ± 1.4%p인 조사다. 
지지율을 구태여 3배나 과장할 필요가 있나 싶다. 이거 단일화 압박 때문에 내려간 지지도가 아니다.
2008년 이후 진보신당이 3%로 올라간 적이 얼마나 있었나.
참여정부가 낮은 지지율로 정권을 넘겨 줬던 것을 반성하라는 진보신당 지지자들은, 
낮은 지지율로 당의 존립 위기가 된 상황을 반성하고 있을까?
선거 때까지 시한부 당이 된 이 상황은 외부에서만 날아 왔을까?
분당사태 이후, 민노당이 가졌던 내부 개혁의지를 진보신당 지지자들은 얼마나 갖고 있을까.
그 사이 민노당이 변했던 것 만큼 진보신당은 변했을까? 
혹은, 이번 위기 이후 창당해서 새로 생길 정당은 그런 포텐셜을 가지고 있을까.

나는 그런 희망이 보이면, 단일화가 되든 말든, 
서울시장 득표가 어떻게 나오든 진보신당에도 따뜻한 시선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해서 문제다. 
단일화 무산으로 벌어지는 책임론을 벗어나기 위한 진흙탕에서 후보들에게 때를 묻히고 있을 뿐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단일화 요구가 소수에 대한 폭력인가? 반MB연대가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묻지마 단일화인가.

일년 전, 시사인의 기사 하나를 꺼내본다.

2009.06.09
노회찬 대표가 기대해볼 만했던 그림은, 노 대표의 인물 경쟁력을 앞세워 선거 직전까지 오세훈 시장에 이은 2위 자리를 수성한 후, ‘반MB 연대’를 명분으로 민주당 후보와 막판 단일화를 시도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노 대표는 오세훈 시장·추미애 의원과의 3자 대결에서 25.7%의 지지를 얻어, 기존 민주당 인물을 상대로는 만만찮은 경쟁력을 보여줬다. 노 대표가 ‘반MB 단일화’의 구심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유력 후보군이 떠오르면서 노 대표의 구상 역시 크게 헝클어졌다.

애초부터, 노회찬 대표가 그렸던 그림은 자력으로 당선되기 어려우니, 반MB 연대를 명분으로 민주당 후보와 막판 단일화하는 것이었다는 이야기다. 진보신당의 입장이 왜곡된 걸까? 이 기사는 진보신당 대변인실의 뉴스 클리핑에 올라와 있다.

http://www1.newjinbo.org/xe/?mid=bd_news_clipping&page=12&sort_index=readed_count&order_type=desc&document_srl=41331

말하자면, 노대표의 구상이라는 것, 진보신당 대변인실이 인정했다는 뜻일거다. 

노회찬씨의 지지율이 높았으면 정치적 신념도 지금과는 조금 달랐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유불리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걸 신념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한 걸음 떨어져서 진보신당을 보는 시선엔 지지자들과 이 정도의 갭이 있다는 것 받아 들여야 한다.
한총리를 공격하는 매서운 진보신당 지지자들의 댓글에 아연해하고 있다는 것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2009년 11월. 
앞서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20일 벌인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3%포인트)결과도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이 33.3%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민주당 소속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9.0%가 오차범위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15.5%로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손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불과 반년 전.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한총리는 30%가량의 지지율. 
그런데 노회찬 후보를 지지했던 15.5%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또 그 표들은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

by 분도 | 2010/05/22 08:29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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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어울림 at 2010/05/31 19:55
대부분 비판적 지지표죠. 좋아서 지지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아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민노당하고 단일화했다고 어디 한명숙이 민노당의 정책들 중 일부라도 받아들였나요?

진보와 보수라는 단어가 상대적인 개념이긴 하지만 좌파-진보, 우파-보수라고 쓰는 우리로서는 유일한 진보 맞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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